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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국 칼럼} 동양화의 숨겨진 비밀
  • 海垣, 이경국 칼럼니스트
  • 등록 2025-12-16 12:16:15
  • 수정 2026-02-10 18: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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海垣, 이경국(칼럼니스트)서양의 트럼프 놀이에 비해 동양화(화투)는 이미지가 나쁜 편이다. 무리한 노름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해서 화투의 부정적인 면이 크게 부각 되어 있기 때문이다. 


''마누라를 잡혀서 노름빚을 낸다''는 말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농한기에 노름은 일년 간 수확한 농작물을 허공에 날려 버린다. 특히 화투는 중독성이 강해 쉽게 끊을 수가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 놀이문화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화투는 엎어져 있기 때문에 누구나 호기심이 발동하기 마련이다. 옷 속에 감춰져 있는 미인의 몸매를 연상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필자는 고스톱을 '핸드골프'라 칭한다. 우리말로는 <야라, 워!>가 적격이 아닐까 싶다. 우리민족의 특징인 <못 먹어도 고>는 고스톱판의 특기로 나타난다. 더 먹으려고 '고'를 외치는 것이다.


사람들은 트럼프, 화투, 마작 심지어 골프도 돈을 걸고 내기를 한다.


화투에는 여러 모양이 있다. 5광은 15가지다. 15점을 주는 이유다. 


화투의 48패 안에는 7종류의 새가 있다. 1월 송학 광의 두루미,  11월 오동 광의 봉황새, 12월 비 광의 까마귀(제비), 2월 매화의 파랑새, 4월 흑싸리의 종달새, 12월 비의 꿩, 8월 공산의 철새(기러기, 홍새)가 있다.


'고도리'는 당연히 새가 5마리다. 점수에만 집착하지 말고 이런 새들에 대해 생각하는 습관(習)이 쌓여야 소위 '전문가의 경지'에 오를 수 있다.


조류의 종류가 숱하게 많은데 왜 하필이면 7종류의 새를 등장 시켰는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타조나 부엉이는 동양화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동양화는 신비롭기 짝이 없다.


민화투, 넘겨먹기, 월남뽕, 육백, 두장무이, 짖고땡, 고스톱 등으로 게임의 종류는 실로 다양하다.


어머니께서 서울에 오시면 둘째 녀석이 민화투로 시간을 보내드렸다. 가끔은 넘겨 먹기도 하셨다. 십원짜리 동전이 오가는 모습이 너무나 정겨웠다.


이제 어머니는 계시지 않고 둘째는 남매를 두었다. 그리고 세월은 눈물 겹게도 필자의 머리에 온통 배꽃을 내리게 했다.


가끔씩 자리를 함께 해 동막골 '오동나무집'에서 친구들과 손을 맞추곤 한다. 정담을 나누면서 시름을 잊고 즐기는 변화무쌍한 게임은 가히 환상적이다.


올해 송년모임이 남아 있다. 고스톱의 진미를 느끼는 멋진 시간이 될 것이다. 풍성한 오리 요리와 한 잔의 술은 더할 수 없는 즐거움이 되리라 믿는다.


무리한 노름· 도박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만 않는다면, 고스톱 게임은 즐거운 놀이문화로 자리 잡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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