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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지미 비보에 놀라다
  • 海垣,이경국 칼럼니스트
  • 등록 2025-12-12 17:09:59
  • 수정 2025-12-16 11: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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海垣,이경국 (칼럼니스트)아무리 추모의 글을 많이 썼다고 해도 영화계의 스타 김지미에 대한 애도의 글은 엄두도 낼 수 없는 입장이다.


영화에 대한 식견은 부족하지만 '한 세기에 한 명도 나오기 어려운' 배우 김지미의 죽음에 대한 인간적인 슬픔은 크다. 향년 85세이니 아쉽긴 하다. 


이보다 필자는 김지미의 4번에 걸친 결혼생활에 대한 글을 써 보고자 한다.


김지미는 여성으로서 성적 파트너인 남편을 가장 이상적으로 순차적으로 만난 것이 인구에 많이 회자되고 있다. 함께 살았던 4명 모두가 유명인이다.


특히 연하의 나훈아와의 결혼생활은 뭇 남자들의 관심이 대단했다.


그녀는 길거리 케스팅으로 데뷔한 흔치 않은 배우였다. 그때가 17세였다.


1957년 황혼열차로 영화계에 데뷔한 김지미는 1958년 18살의 어린 나이에 16살 연상의 노총각 영화감독 홍성기와 결혼했다. 20대 초반에 결혼하는 게 당연 시 되던 당시에도 20살이 채 되지 않은 미성년자 김지미가 결혼하는 건 다소 이르다는 말이 많았다. 


홍성기 감독의 계속되는 영화 제작 실패와 외도로 두 사람은 1962년 이혼했다. 4년 간 연상의 남자로부터 사랑을 체득하며 배웠을 것이다.


두 번째는 배우 최무룡이다. 최무룡은 미남 배우로 국회의원도 했고, 가수로 부른 <외나무 다리>라는 노래는 국민 애창곡이었다.


두 사람 모두 당대 톱스타였기에 많은 작품에서 호흡을 맞추며 친밀해졌다고 한다. 그러다 1962년 초대형 스캔들이 터졌다. 한국 최고의 톱스타 김지미와 최무룡이 간통 혐의로 함께 구속된 것이다. 수갑을 찬 두 사람의 행복해 하는 모습이 당시 연일 화제가 됐다. 결국 최무룡은 1963년 아내인 배우 강효실과 이혼하고 김지미와 결혼한다. 


하지만 최무룡의 계속되는 영화 흥행 실패로 1969년 6년만에 갈라섰다. 첫 남편 보다는 좀 더 길게 살았다. 헤어진 후에도 최무룡의 국회의원 출마 시 지원을 하는 등 의리를 지킨 배우였다. 최무룡은 1999년에 별세했다. 


이혼 당시 최무룡은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진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필자는 긴 시간을 골똘히 생각을 해 보았으나 도저히 알 수 없다가 철이 들고서야 이 말 뜻을 이해하게 됐다.


''아내를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닳을까 싶어서 다른 여자를 만난다''는 말과 흡사하다고 보면 되지 않을까. 이는 '즐거운 비명'이나 '텅빈 가득함' 같은 화두(話頭)의 말인지도 모를 일이다.


1976년 36살의 김지미는 가수 나훈아를 만나 다시 한번 엄청난 관심을 끌었다. 7살 연하의 인기스타 나훈아와 만났으니 누구나 육체적인 사랑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두 사람은 혼인신고는 하지 않고 사실혼 관계로 지냈다.


남자들은 "그들이 처음에 어떻게 만났을까"에 대한 궁금증이 클 수 밖에 없었다. 남녀는 자석같이 끌어당기는데 무엇이 궁금하단 말인지.


1976년도의 일이니 기억에 생생하다. 결국 1982년에 이혼했으니 세 번째 남자 나훈아와는 6년 동안 살았다. 


결혼의 노하우가 생겼을 지는 잘 모르겠으나 상생관계로 만났는데 아쉬움을 남기는 등 세인의 관심을 끌면서 이혼에 이르렀다.


그리고 마지막이 심장 전문 의사인 이종구 박사다. 1991년에 결혼해서 2002년에 결별했다. 11년 간의 가장 긴 동거였다. 


필자는 마지막 결혼에 대해서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아마 만년(晩年)의 안정적인 생활을 염두에 두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그는 모친을 치료해 준 의사였다.


화투를 칠 때면 6월의 열이 <목단>이다. 이를 <김지미>라 부른다. ''꽃중의 꽃''이 목단이기 때문인데 김지미가 그러하다고 보는 것이다.


그녀는 미용실에 가더라도 돈을 세어서 주는 경우가 없었다. 집히는 대로 주었던 통 큰 여걸이었다.


지미필름이 임권택 감독과 함께 만든 <길소뜸>은 영화팬의 뇌리에 오래 남아 있을 것이다. 


그녀는 "묘비명에 '한 배우로서, 한 여자로서, 시대를 당당하게 살아 왔다'고 새겨 달라"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큰 별이 별을 찾아 하늘 나라로 떠나다. 별은 지는 것이 아니라 하늘과 우리의 가슴에 다시 피어나는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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