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 G20 정상회의 기념촬영
이재명 대통령이 아프리카 대륙 최초로 열린 'G20 남아공 정상회의'에 참석해 포용성장과 글로벌 AI 기본사회 구축,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확대 등을 제시하고, 2028년 G20 의장국 수임을 공식화했다.
창설 이래 처음으로 미국· 중국· 러시아 3국 정상이 모두 불참하는 상황 속에 22~23일 열린 'G20 남아공 정상회의'에는 60여 개 회원국과 초청국, 그리고 초청 국제·지역 기구가 참석했다. 중국은 리창 총리가, 러시아는 대통령실 부비서실장이 대표단을 이끌고 참석했다.
‘연대, 평등,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한 이번 'G20 남아공 정상회의'는 '포용적이고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 '회복력 있는 세계', '모두를 위한 공정하고 정의로운 미래' 등 3개 세션으로 구성됐다.
이례적으로 첫날인 22일(현지시간) 채택된 ‘G20 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회의 정상선언문’은 총 122개 조항으로 이루어졌다.
정상들은 이 문서에서 "G20이 다자주의 정신에 기반해 합의에 따라 운영되고 모든 회원국이 국제적 의무에 따라 정상회의를 포함한 모든 행사에 동등한 입장에서 참여하는데 대한 우리의 약속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또한 "유엔 헌장의 목적과 원칙에 따라 수단과 콩고민주공화국, 점령된 팔레스타인 영토(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 우크라이나에서 정당하고 포괄적이며 영구적인 평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 했다.
정상들은 세계무역기구(WTO) 규범에 모순되는 일방적인 무역 관행에도 대응하겠다고 했다. 특히 기후변화의 심각성과 이에 대한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상들은 "예측 가능하고 시의적절 하며 질서 있고 조율된 방식으로 G20 부채 처리 공동 프레임워크의 이행 강화"를 약속했다. 또 "핵심 광물은 단순한 원자재가 아닌 부가가치 창출과 광범위한 발전의 촉매제가 돼야 한다"고 했다.
앞서 남아공이 아프리카너스 백인을 박해한다고 주장하던 미국은 G20 의제 등을 두고 갈등을 빚다가 결국 불참했다. 현지 미 대사관을 통해 "미국의 동의 없는 정상선언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남아공 정부에 공식 전달했다. 미국은 자국의 합의 부재를 반영한 의장성명만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회의 첫날 정상선언을 전격 채택함으로써 아프리카 첫 G20 의장국으로서 글로벌 불평등과 저소득국 부채, 기후변화 등의 문제를 부각하고 다자주의를 재확인하는 목적을 달성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악수하고 있다.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 한국은 남아공이 주도하는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대응, 부채 탕감 문제 등에 적극 참여하기로 했다. 나아가 식민 지배, 저발전, 전쟁의 역사 등을 공유하며 국제사회에서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남아공과의 협력 증진 의지를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1세션과 2세션에서 전세계가 직면한 복합 경제위기 대응을 위해 경제 체질 변화와 예측 가능한 무역·투자 환경조성, 개도국 개발 협력 강화를 제안했다. "격차와 불평등을 완화하고, 기회의 문을 넓혀 모두 함께 잘사는 길로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재난, 기후변화, 에너지 전환, 식량 안보와 같은 위협에 맞서기 위한 통합적 전략을 공유했다. 대 아프리카 식량원조사업, K-라이스벨트 등 한국의 현지 사업도 함께 소개했다.
또한 정부는 지난 21일 개최된 글로벌펀드 재정공약회의에서 2026~2028년까지 3년간 1억 달러를 기여하겠다고 발표했다.
글로벌펀드는 3대 감영병인 에이즈, 결핵, 말라리아 퇴치를 위해 2002년 출범한 보건 분야 최대 국제협력 기구다.
오현주 국가안보실 제3차장은 “아프리카 협력 프레임워크 등 G20의 대아프리카 지원 기조에 동참하며 개도국 부채 문제와 개발협력 효과성 제고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3세션에서는 ‘모두를 위한 공정하고 정의로운 미래’를 주제로 핵심광물 공급망, 양질의 일자리, 인공지능(AI) 거버넌스 등이 다뤄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모두를 위한 공정한 미래’를 위해서는 글로벌 AI 기본사회 구축, 자원 보유국과 수요국 모두 혜택을 볼 수 있는 안정적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 청년과 여성의 AI 역량 강화 등을 통한 포용적 기회 창출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AI 기본사회의 실현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적극 기여하겠다"는 의지도 전하며, 한국이 아프리카 지역에서 추진 중인 디지털 역량 강화 사업도 설명했다.
한국 정부는 이번 회의를 계기로 "국익 중심 실용 외교의 지평을 아프리카 등 글로벌 사우스로 확대했다"고 평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회의 기간 멕시코·인도네시아·한국·튀르키예·호주로 구성된 믹타(MIKTA) 국가 정상회동을 주재했다. 믹타 정상회동에서는 다자주의 강화와 국제협력 촉진 역할을 재확인하고, 민주주의와 국제법 준수 등 공동가치 수호를 위한 역할을 강화하는 공동언론발표문을 채택했다.
'G20 남아공 정상회의 정상선언문'에서는 2026년 미국, 2027년 영국에 이어 2028년 한국이 G20 의장국을 맡는다는 점도 명시됐다.
오 차장은 “이재명 대통령은 UN 안보리, APEC에 이어 G20까지 임기 내 주요 다자 정상회의 의장국을 맡게 됐다. G20 출범 20주년을 맞는 2028년, 국제사회 협력을 강화하는 데 한국이 선도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이번 G20 정상회의 참석울 통해 "글로벌 책임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