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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국 칼럼} 못생긴 호박과 모과
  • 海垣, 이경국 칼럼니스트
  • 등록 2025-11-20 17:55:49
  • 수정 2026-02-10 18: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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海垣, 이경국  (칼럼니스트)소싯적에 못생긴 여자를 일컬어 '호박 같다'고 했다. 더러는 '모과 같다'는 표현도 서슴없이 썼다.


호박은 펑퍼짐 하게 생겨서 넉넉하게 보이긴 하지만 매력적인 모습은 아니다.


그러나 호박은 구르는 재주가 있어 "호박이 넝쿨째 굴러 들어온다"는 말은 뜻밖의 행운이나 복을 의미한다.


20세기부터 항암 작용을 하는 식품으로 각광을 받기 시작해 지금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 조상들은 일찍이 호박의 가치를 알아 봤다. 다산을 하던 시대에 아기를 낳으면 미역을 살 돈이 없을 때 대신 호박을 끓여 산모가 먹게 했다. 붓기를 빠르게 빼면서 피를 맑게 하였으니 그 지혜가 대단하다.


앞으로 호박잎을 된장과 함께 쌈 싸서 먹는 'K-호박쌈'이 세계로 퍼져나갈 것이다.


따라서 호박을 가볍게 여기거나 업신 여기면 안 될 것이다. 


우리집 호박죽은 그 맛이 일품이다. 안동건진국수는 애호박으로 맛을 더하는 세계적인 음식이다.


'달덩이 같은 여자'나 '호박 같은 여자'는 '맏며느리감'이라 했거늘, 지금은 웬만하면 며느리가 하나 뿐인 집이 많으니 그 말도 해당 되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


모과는 울퉁불퉁 하게 생겼다. 그러나 노란 색채와 풍기는 향기는 일품이다.


모과나무는 무척 단단해 도리깨로 만들어 쓴다. 유일하게 나이테가 없어서 <청춘나무>라 불린다. 고궁에도 모과나무가 더러 보인다. 


모과는 너무나 시큼해 말만 들어도 파블로프 개처럼 침을 흘린다.


그러나 모과 술은 애주가가 특별히 밝히는 술이다.


모과꽃은 작지만 아름답기 짝이 없다. 감처럼 타닌 성분이 있어 인체에도 좋은 과실이다.


최근에는 모과도 매끈하게 이쁜 모습이다. 잡종 교배를 시킨 듯 하다.


시대가 변하여 호박과 모과가 생김새도 바뀌었다. "뒤돌아 앉아 호박씨 깐다"는 말도 사라져 버린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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