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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트럼프 경주 회담---한·미 '미래지향적 실질 동맹'으로 격상
  • 김진태 기자
  • 등록 2025-10-30 09:00:18
  • 수정 2025-11-11 13:2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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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과 87분간 오찬 회담--동맹 현대화·조선 협력 논의
  • 한·미, 핵추진잠수함·조선 협력 협의체 출범 합의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명록 작성 모습을 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주에서 열린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동맹의 현대화, 한반도 평화, 조선산업 협력 등 포괄적 의제를 논의하고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 실질 동맹’으로 한 단계 격상시켰다.

 

이재명 대통령은 29일 오후 경주박물관에서 국빈 방한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영접했다. 이후 양 정상은 87분간 오찬 회담을 갖고 동맹 현대화와 한반도 정세, 조선 제조업 협력 등 폭넓은 현안을 논의했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이번 회담은 신정부 출범 후 5개월 만에 한·미 정상 상호 방문이 완성된 의미 있는 자리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방명록에 ‘아! 위대한 정상회담의 아름다운 시작’이라고 남긴 것처럼 회담 분위기는 매우 우호적이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워싱턴 회담에 이어 두 달 만에 다시 만났다. 위 실장은 “두 정상은 변함없는 개인적 우의와 신뢰를 재확인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어려운 일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하라’는 말을 할 정도로 친근함을 보였다”고 전했다.

 

양 정상은 먼저 한·미동맹의 현대화 방안을 중심으로 전략적 현안을 논의했다. 


급변하는 역내 안보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이 대통령은 방위비 증액을 통해 자체적인 방위 역량을 대폭 키우겠다면서, "핵추진잠수함 연료를 공급 받을 수 있도록 트럼프 대통령이 결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핵무기를 적재한 잠수함을 만들겠다는 게 아니고 디젤 잠수함은 잠항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북한이나 중국 측 잠수함에 대한 추적 활동에 제한이 있다. 연료 공급을 허용해 주시면 저희 기술로 재래식 무기를 탑재한 잠수함을 여러 척 건조해서 한반도의 동해, 서해 해역 방어 활동을 한다면 미군의 부담도 상당히 많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행 한·미 원자력 협정은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만 규정하고 있어 잠수함을 위한 핵연료를 확보할 수 없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핵잠수함 건조 등 안보 여건 변화에 따라서 한국이 핵 추진 잠수함 능력을 필요로 한다는 데 공감을 표하면서 후속 협의를 해나가자고 했다"고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전했다.

 

이 대통령은 또 원자력 협력 문제를 제기하며 평화적 우라늄 농축과 핵연료 재처리 분야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 


2015년 개정된 현행 한·미 원자력협정은 사용 후 핵연료의 재처리를 금지하고, 우라늄을 20% 미만 저농도로 농축할 때도 미국 동의를 얻도록 규정하고 있다. 반면 1988년 발효된 미·일 원자력협정은 일본의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와 20% 미만 저농도 우라늄 농축을 허용하고 있다.


우리 원전의 핵연료 확보와 사용 후 핵연료 저장 수조 포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한·미원자력 협정 개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 대통령은 “우리 핵연료 중 상당 부분을 러시아에서 수입하고 있고, 원자력발전소 폐기물 처리 문제가 시급한 만큼 관련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공감하며 “양국이 원자력 등 핵심 전략 산업에서 협력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답했다.

 

한반도 평화 문제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의 긴장 완화와 비핵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위협이 심화된 만큼 억지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관계를 언급하며 “김 위원장이 원한다면 언제든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위 실장은 “이번 방한 중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은 낮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재 대화 의지를 보인 만큼 향후 정상 간 소통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제조업 경쟁력과 조선 기술도 논의 중심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선박 및 잠수함 건조 역량이 미국 방위산업 현대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평가하며 조선 협력 확대 의지를 밝혔다. 이에 양 정상은 양국 NSC 및 외교 당국 간 ‘조선 협력 협의체’를 신설하기로 합의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주박물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공식 환영식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무궁화대훈장을 수여하고, 천마총 금관 모형을 선물하고 있다.(대통령실 제공)정상회담에 앞서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무궁화대훈장을 수여했다. 무궁화대훈장은 우리나라의 최고 훈장으로서 미국 대통령이 이 훈장을 받은 건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경주 천마총 금관을 본뜬 금관 모형도 선물했다. "천마총 금관은 하늘의 권위, 지상의 통치를 연결하는 신성함, 지도자의 강력한 리더십과 권위를 상징한다"는 설명에  트럼프 대통령은 "특별한 선물, 정말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위성락 실장은 “이번 회담은 한·미동맹을 미래 세대의 삶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미래형 동맹’으로 격상시킨 역사적 전환점”이라며 “두 정상 간 신뢰를 토대로 안보·경제·산업 전반에서 협력의 지평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을 다시 백악관으로 초청하고 싶다”고 밝혔고, 이 대통령은 이에 사의를 표하며 상호 편리한 시기를 협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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