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제목 보다 가사가 더 유명한 노래
  • 海垣, 이경국 칼럼니스트
  • 등록 2025-10-22 11:12:46
  • 수정 2025-10-22 11:31:54

기사수정

海垣, 이경국(칼럼니스트)대중가요는 서민의 시름을 달래 주는 노래다. 대체로 유행에 민감하기에 유행가라 부른다.


가사가 시어(詩語)처럼 아름답고 멜로디가 좋은 노래도 많다. 그런데 노래 제목보다 가사의 일부가 인구 (人口)에 더 많이 회자(膾炙) 되는 경우가 더러 있다.


몇 가지 예를 들어 본다. <섬마을 선생님>은 '엘레지의 여왕' 이미자의 명곡이다. 


1967년 <섬마을 선생님>이란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노래가 나오면서 오랜 기간 이미자의 대표곡이었던 <동백아가씨>의 인기를 앞지르게 된다. 누구나 이 노래를 "해당화 피고 지는"이라 부른다. 


필자도 이 노래를 무척 좋아하며, 모임에서 하모니카 연주도 여러 번 해 보았다.


그런데 가사 가운데 열아홉 살 섬색시가 총각선생님에게 홀딱 반한 대목이 나온다. 색시는 '갓 시집 온 여자'를 말한다. 따라서 섬색시의 표현은 그릇된 표현이다. '섬처녀'가 맞다.


가슴에 잔뜩 바람을 불어 넣고서 총각선생은 육지로 훌쩍 떠나 버린다. 미칠 지경의 공허한 가슴을 부여 잡고 있는 섬처녀의 모습을 생각해 보라. 얼마나 애처로운지... 


소싯적 여드름이 한창일 때 사랑한 이웃집 갑순이가 일찍 시집을 가 버리면 하늘이 노랗게 변하면서 며칠간 끙끙 앓았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행사 때나 모임에서 많이 연주되고 있는 <고향의 봄>은 사연이 많은 참으로 좋은 동요다. 이 노래는 "나의 살던 고향은"이 제목처럼 많이 알려져 있다. <어머니 은혜>처럼 눈시울 을 적시게 하는 대표적인 서정동요다. 


시인 이원수는 마산 태생으로 1926년 <어린이> 4월호에 <고향의 봄>이 당선됐다. 이보다 앞서 수원이 고향인 최순애는 1925년 10살 때 <어린이> 11월호에 <오빠생각> 으로 먼저 시를 발표했다.


<어린이 잡지>는 소파 방정환 이 운영했으며 <어린이>란 말도 소파가 처음으로 사용했다.


두 사람은 서로의 시(詩)에 반하여 7~8년 편지로 사귀다가 결혼에 이르게 된다. 두 아동문학가의 곡절 많은 절절한 사연은 여기서 생략한다.


어린 나이에 '뜸북뜸북' 이나 '기럭기럭' 같은 의성어나 의태어 표현은 가히 천재적이다.


토지가 많은 수원의 부잣집에서 태어난 최순애는 집 앞의 새소리를 듣고 자랐다고 한다. 문학도 집안 내력이다. <꼬부랑 할머니>는 최순애 여동생의 시다.


이용의 "시월의 마지막 밤"은 제목인 <잊혀진 계절>보다 더 익숙하다. 시월의 마지막 밤이 다가오니 이 노래가 뇌리를 스친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포토/영상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인연의 소중함을 살펴보다 인연(因緣)은 보통명사 로 많이 쓰이는 말이다. 대체로 불교와 관련이 있다고 여기면서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을 흔히 쓰고 있다.옷깃을 옷소매로 착각을 하고 있기 십상이다. 소매는 길을 가다가도 쉽게 닿을 수 있다. 그러나 은 저고리의 목부위에 있다. 최소한 그곳에 닿기 위하여는 안아야 가능한 일이다. 연인이 ...
  2. (콩트) 오해가 부른 일평생의 큰 실수-''나는 어떻게 하란 말인가?'' 인생살이가 꼬이면 오해가 생기기 십상이다. 별것 아닌 일이 부부싸움 의 단초가 되어 헤어지는 경우도 있다니 오해는 무서운 일임에 틀림이 없다고 본다.오해는 이해보다 2.5배나 수치가 높다.특히 연인간는 사랑이 지나친 나머지 오해가 생겨서 다툼으로 이어지면 그 휴유증이 크기 마련이다. 사소한 일로 인하여 아픔을 겪게 되는 경우를 ...
  3. 배우 김지미 비보에 놀라다 아무리 추모의 글을 많이 썼다고 해도 영화계의 스타 김지미에 대한 애도의 글은 엄두도 낼 수 없는 입장이다.영화에 대한 식견은 부족하지만 '한 세기에 한 명도 나오기 어려운' 배우 김지미의 죽음에 대한 인간적인 슬픔은 크다. 향년 85세이니 아쉽긴 하다. 이보다 필자는 김지미의 4번에 걸친 결혼생활에 대한 글을 써 보고자 한다....
  4. 동양화의 숨겨진 비밀 서양의 트럼프 놀이에 비해 동양화(화투)는 이미지가 나쁜 편이다. 무리한 노름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해서 화투의 부정적인 면이 크게 부각 되어 있기 때문이다. ''마누라를 잡혀서 노름빚을 낸다''는 말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농한기에 노름은 일년 간 수확한 농작물을 허공에 날려 버린다. 특히 화투는 중독성이 강해 쉽게 끊을...
  5. 살아서 생지옥을 경험하다---왜? 인생은 라 했다. 몸이 건강하면 마음도 덜 아프기 마련이다.일전에 의 에세이를 쓰고 여지껏 쓴 글 가운데 가장 많은 댓글이 올라왔다. 평소 아프지 않게 지금까지 살아 왔는데 몇 번을 망설이다가 쓴 글이었다.인체는 당연히 병이 생기고 아프기 마련이다. 필자는 병원에 가기 싫어하는 성미다. 반면 예방건강에 대해서는 무진 진력(盡力)을 ...
  6. 구로구, 다락에서 12월 겨울 특화 프로그램 운영… “연말 따뜻한 문화시간 선물” 구로구는 신도림·오류동 다락에서 주민들이 겨울 문화를 즐길 수 있는 특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1일 구로구(구청장 장인홍)는 12월 한 달 동안 신도림·오류동 문화공간인 다락에서 주민들을 위한 겨울 특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은 크리스마스를 주제로 한 체험 활동과 겨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영화 ...
  7. 이재명 “개혁은 아프지만 필요, 약간의 저항과 갈등은 불가피"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53차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내년 6대 핵심 분야 개혁 방향과 정부 운영 원칙을 재차 강조하고, 주요 국정 현안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전 부처 업무 보고를 앞두고 “정부의 1시간은 5,200만 시간의 가치가 있다. 대통령이 아닌 국민께 보고한다는 마음으로 임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